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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7일 오후 5시경,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20대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의 체온은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길 위험이 높은 40.2℃였다. 고용노동부는 즉시 해당 공사장에 전면 작업중지 조치를 내렸다.


미등록 외국인인 A씨는 2002년생이다. 2022년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포도 농장 등에서 일하다 친구의 소개로 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사고 당일 A씨는 오후 4시까지 작업한 것 기준금리 인하 으로 알려졌다. 퇴근하려던 동료가 사라진 A씨를 찾아다니다 오후 4시40분경 공사장 지하 1층에서 A씨를 발견했다. 현재 A씨의 유골은 한국에 체류하던 A씨의 친척을 통해 베트남으로 송환되었다.


사고 당일 구미시 최고기온은 38.2℃였다. 여름철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체감하는 온도는 기온보다 높 직장인 탐구생활 다. 공사판에 그대로 내리쬐는 직사광선과 콘크리트가 내뿜는 복사열 때문이다. 혹서기가 다가오기 전 노동자와 사용자 측은 합의를 거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곤 한다. 통상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일을 마친다면, 혹서기에는 이른 새벽에 출근해 점심 즈음 일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올여름에도 민주 라이스신용평가정보 노총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는 사용자 측인 대구경북철콘협의회와 조기 출근과 단축근무에 관한 합의를 맺었다. 6월16일 체결한 ‘혹서기 노사합의’에 따르면, 양측은 7월10일부터 8월23일 사이 조기 출근과 단축근무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기상 여건에 따라 혹서기 기간을 확대할 수 있다”라는 조항도 덧붙였다.

사업자등록 신청
A씨가 사망한 공사장은 해당 혹서기 노사 합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6월 말 공사장에서 근무하던 건설노조 조합원을 중심으로 사측과 협상해 합의 내용을 따르기로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박창용 구미지회장에 따르면, A씨가 사망한 현장의 노동자 일부는 7월1일부로 새벽 5~6시에 출근해 오후 1~2시에 퇴근하기 시작 국민연금저소득층지원 했다. 그런데 A씨는 사건 당일인 7월7일 오후 4시까지 일을 하고 있었다. 이를 놓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는 논란이 일었다.


〈시사IN〉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장에 있는 모든 이주노동자가 ‘혹서기 노사 합의’를 적용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형틀 작업을 하던 A씨와 달리 다른 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내국인 노동자들과 동일하게 조기 출퇴근을 했다. ‘혹서기 노사 합의’ 적용 여부는 공정별로 작업하는 각 팀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보통 브로커를 통해 건설 현장에 취업하는데, 이들은 브로커 혹은 브로커와 연계된 팀장의 지휘를 따른다.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심재선 노동안전부장은 “(A씨가 포함된) 외국인 팀은 그냥 기존에 하던 대로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혹서기 노사 합의’가 모든 노동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면서, A씨 같은 누락자가 발생한 셈이다.

“건강검진 어떻게 받나요?”



A씨가 사망한 직후 고용노동부는 해당 건설 현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시사IN 이명익



공사 현장에 취업하기 위해선 최소한 두 가지 요건이 꼭 필요하다. 하나는 건강검진 결과지, 다른 하나는 안전교육 이수증이다. 이 두 가지가 지역의 공사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다가 A씨 사고 이후에야 적용되기 시작한 정황이 발견된다. A씨가 사망한 다음 날, 대구경북베트남공동체 임소현 전 대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9명의 연락을 받았다. 연락한 9명은 전부 A씨가 사망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베트남 국적 노동자였다. 임씨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가 난 건설 현장의 작업이 전면 중단되자 다른 공사장에 지원했는데, 현장 관계자로부터 건강검진을 받아오라는 요구를 일제히 받았다. 이들은 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임씨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었다.


이번 사고 현장의 시공사인 대광건영 측은 “(해당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건강검진을 다 받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사망한 A씨에 관해선 “첫 출근이어서 건강검진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라며 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시사IN〉이 ‘사고 당일이 A씨의 첫 출근날이 맞느냐’고 묻자, 대광건영 관계자는 A씨의 근로계약서와 출역일보를 통해 확인했다고 답했다.


A씨를 비롯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안전보건교육을 제대로 이수했는지에 관한 의혹도 남아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는 “건설업의 사업주는 건설 노동자들을 채용할 때 근로자로 하여금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명시한다.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받기 위해 노동자는 지정된 교육기관에서 4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애초 취업 자격이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안전보건교육을 받을 수 없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안전보건 이수증을 갖고 있다면, 그 이수증을 합법 체류 자격을 지녔을 때 취득했거나 불법적인 경로로 위조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서는 이수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뿐이다.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김희정 집행위원장은 “건설 현장에 오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사실상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인 게 현실이다”라고 설명했다.


A씨 사망사고의 직접 원인은 때 이른 폭염이지만, 현장의 안전관리를 자율에 맡겨 관행적이고 느슨하게 한 시공사에 일차적 책임이 제기된다. A씨가 사망한 이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는 원청과 하청업체 등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수사에 착수했다. 시공사인 대광건영 측은 최근 작업중지명령 해제 요청서를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제출했다. 해제 여부는 추후 고용노동부의 현장 확인과 작업중지해제 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된다. 대광건영 측은 “(건설 현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작업이 중지된 건설 현장에서 안전모를 쓴 노동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구미·문준영 기자 jun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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