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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셀빅’의 가장 큰 장점은 ‘변신 로봇’같이 다재다능하다는 거다. 글로벌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톱3 회사와 동등이상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장비로 세포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세포배양이 가능한 범용성 좋은 장비는 셀빅뿐이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사진=마이크로디지탈)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 마이크로디지탈 본사에서 이데일리사이다 릴게임
와 만난 김경남 대표이사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기대되는 자사의 일회용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 셀빅의 장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바이오리액터는 바이오의약품에 쓰이는 다양한 세포를 배양해 바이오의약품의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핵심 장비다.
김 대표는 “셀빅을 쓰면 백신 생산에 많이 쓰이는 미생물세포나 식물세포, 유전자치료제를 만들 때 주식투잡
쓰는 동물세포 배양이 하나의 장비로 가능해지기 때문에 바이오회사가 물류나 원가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며 “셀빅은 작동방식이 단순해 생산비가 낮고 유지관리 비용이 적게 든다”고 강조했다. 큰 규모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유연하게 여러 종류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글로벌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쌓는다면 셀릴게임바다이야기
빅의 수요가 가팔라질 것으로 자신했다.
“PH, 빅파마 상대 공격적 영업 돌입”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해 9월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 공급계약을 맺은 파커하니핀(PH)을 통해 연내 북미 시장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파커하니핀이 공격적인 영업목표를 세우고 바이오 분야 키 오피니언 알짜증권
리더(KOL)에 해당하는 빅파마들과 잇따라 미팅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며 “KOL에서 한두건의 구매가 시작되면 매출 증가는 순식간에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파커하니핀의 회계연도를 감안해) 내년 6월이 북미 시장에서의 초기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구체적인 목표치를 공개할 수는 없으나 첫 성적증권책
표로 상당히 괜찮은 숫자가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디지탈과 파커하니핀의 계약은 현재로써는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매년 갱신되는 구조다. 하지만 재계약 불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파커하니핀 입장에서 마이크로디지탈 외 다른 선택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미국 산업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인 파커하니핀은 바이오 소부장을 신사업으로 낙점한 뒤 미토스 테크놀로지(Mitos Technologies·2007년 인수)와 사이로그(SciLog Inc·2012년 인수)를 잇따라 인수하며 바이오 공정의 다운스트림(후공정)의 주요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하지만 업스트림(전공정)에서는 제품이 갖춰져 있지 않아 프로젝트를 턴키(일괄수주)로 수주해도 이를 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파커하니핀이 오랜 기간 업스트림에서 적합한 협업 및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했던 이유다.
김 대표는 “우리는 업스트림에서 일회용 세포배양기를 스케일별로 보유하고 있고 하나의 제품으로 다양한 세포를 배양할 수 있어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각종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 다른 세포배양시스템 회사들은 이런 부분들이 제한적이었기에 파커하니핀이 마이크로디지탈을 적합한 파트너사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파커하니핀이 셀빅을 시장에 단순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옵텍’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출시했다는 점에서 계약이 불합리한 이유로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커하니핀과의 첫 미팅 후 실제 계약이 이뤄지기까지는 약 4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고 돌이켰다. “파커하니핀이 109년 된 시가총액 940억 달러(약 130조원), 연 매출 190억 달러(약 26조원, 2023년 회계연도 기준)의 회사다보니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보수적인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셀빅의 기술 검증이나 가능성 검증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이어 김 대표는 “현재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의 기술수출을 포함해 여러 추가 협력방안을 파커하니핀과 지속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옵텍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기술수출 논의 전에 세포 배양 공정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백인 2D백 ‘더백’ 등으로 협업 제품군을 확장하거나 북미 지역에 국한된 계약 범위를 유럽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우선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대표는 “아시아 지역 판매권에 대해서는 끝까지 마이크로디지탈이 가져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도 SII와의 협업 확장도 진행 중
실제 북미 외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업도 순항 중이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해 12월 인도 SII(Serum Institute of India)와 약 11억원 규모의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SII는 세계 최대 백신생산회사로 세계 1백여곳의 정부와 직접 거래하거나 세계보건기구(WHO)를 거쳐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백신 사업의 특성상 공급 물량이 계획돼 있다기보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수요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어 다른 바이오의약품보다 유연한 생산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이 같은 이유로 SII야 말로 ‘변신 로봇’ 셀빅에 대한 수요가 큰 곳”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의 일회용 세포배양기 ‘셀빅1000’ (사진=마이크로디지탈)


지난해 12월 공시된 11억원 규모의 계약은 2개 생산라인 일부에 셀빅을 공급하면서 이미 공급이 완료된 상태다. 김 대표는 “SII에 50개 안팎의 제품 생산라인이 있는데 상반기에 인도에 방문해 5개 라인을 발굴했고 이중 4개 라인에서 데모 테스트가 끝나 추가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내달 중 인도에 추가 방문해 신규 라인 5개를 추가 발굴해 데모 테스트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추가 라인 발굴 및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연내 10개 생산라인에 대한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2개 생산라인에 대한 공급 규모가 11억원 수준이었으므로 산술계산하면 연내 약 55억원의 추가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편 마이크로디지탈은 이달 초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했던 주요 부서를 생산공장이 있던 성남시 상대원동으로 통합 이전했다.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장과 연구·영업 조직 사이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 등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지만 부수적으로 불필요한 운영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연간 3억~4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 같은 비용 절감은 이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부터는 회계상으로도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아낀 비용의 일부는 직원 복지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나은경 (eee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