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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사람들은 더 많은 질병에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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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솔이유키 작성일22-05-26 07:53 조회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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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장수촌이라고 하면 물 좋고 산 좋은 곳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경기 용인 수지와 과천, 분당 등 부촌 도시가 가장 기대수명이 가장 높다. 영국의 경우에도 상위 10% 부자와 하위 10% 가난한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 차이는 10년, 건강수명의 차이는 무려 20년이나 된다. 건강수명은 단순히 오래 사느냐보다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 하는 걸까?

사회역학자 리처드 윌킨슨 영국 노팅엄대 명예교수는 그의 저서 '더 스피릿 레벨'과 '더 이너 레벨'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더 많이 아프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소득이 동일하더라도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 사는 구성원일수록 더 많이 아프고 더 빨리 죽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가난한 사람들이 치료받지 못한다는 점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은 왜 더 많은 질병에 걸리는지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이러한 소득 불평등이 건강 격차를 악화시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줬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자가격리와 외출 금지를 주문했지만, 스스로 격리할 집이 있는지,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인지, 며칠간 휴직을 하고도 생계를 이을 수 있는지에 따라 생명권에 격차가 생겼다. 노숙자의 경우 격리할 수 있는 집이 없었고, 이주노동자의 경우 재택근무가 어려웠고, 저소득층의 경우 단기간 일을 쉬게 되면 생계가 힘들었다. 사회 취약계층일수록 처한 개인적인 상황으로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 암 발생률과 사망률, 암 관리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난할수록 암에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21개 국가, 37개 인구집단의 24개 암에 관한 연구를 보면 낮은 사회계층에서 남자의 경우 코, 후두, 폐 등 모든 호흡기의 암과 구강암, 인두암, 식도암, 위암 발생률이 높았고, 여자의 경우 식도암, 위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높았다.

암은 국내에서도 사망원인 1위이며, '암 불평등'이 존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센터 이상이 소장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철웅 책임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보험료를 기준으로 최저소득층인 기초생활수급대상자는 상위 20% 소득계층보다 전체 암 발생률이 1.7배로 나타났다.

또한, 암에 걸렸을 때 저소득층일수록 숨질 확률이 높았다. 한화생명이 2000~2017년 암 관련 보험금 지급자 3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고소득층보다 3배가 넘게 나왔다. 저소득층의 경우 암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검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고소득층 보다 조기 발견에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고, 암 발병에 따른 생존율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건강에 미치는 모든 위험 요소들은 불평등한 사회에서 지위가 낮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저소득층에서 암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높은 흡연과 과도한 음주, 낮은 운동실천, 상대적으로 불편한 주거환경, 더 많은 스트레스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여건의 격차가 생활습관의 격차로 이어지고 이는 건강 불평등을 유발한다.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흡연, 음주, 비만 등 잘못된 생활습관에 기인하는데, 생활습관은 소득, 교육 수준, 주거, 돌봄과 같은 사회적 결정요인과 연결되어 있다. 결국 개인적인 선택으로 보이는 생활습관이 개인을 넘어서 사회적 원인이 관여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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