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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여당에서 추진 중인 '사법 개혁 5대 의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한 우려를 피력했다. 사법부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법 개혁 방안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대법원은 내란재판부 설치 추진에도 반대 의견을 표명해 여당과의 충돌이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1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사법 개혁 논의와 관련해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천 처장은 "현재 '민주당 국민중심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논의하고 있는 5개 의제에 대해 논의 상황을 알려 드리기 위해 게시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①대법관 수증권투자법
증원과 관련해 "대법관 수를 과다하게 증가시키는 개정안은 재판연구관 인력 등 대규모 사법자원의 집중 투입으로 사실심 약화 우려가 크다고 했고, 예산·시설 등 문제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상고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상고심 구조 개선은 국민의 헌법상 권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서 신중하고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사개특위에 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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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는 지난달 29일 사개특위에 제출한 설명자료에서 "대법관을 30명으로 늘리면 법조 경력 14년 차 이상 법관 134명을 차출해야 하고, 이는 서울시내 지법 2개가 소멸하는 효과"라고 분석했다. 구성원이 늘수록 합의가 다수결 투표로 변질될 우려가 커지고, 대법관 절대 다수를 일시에 임명하게 되면 정치적 논란이 확산해 사법부가 정치권에 릴게임공략법
예속될 수 있다는 염려도 전했다.
②외부위원이 포함된 평가위원회에 법관의 근무 평정을 맡기겠다는 국회 안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며 강경한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천 처장은 "외부 평가와 인사개입을 통해 법관의 인적 독립과 재판 독립이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법 근간을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법관HTS수수료무료
사회에서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알렸다.
③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를 두고는 "대법관의 다양성 확보가 어려운 점은 상고심 구조와 국민 천거 제도 및 청문회 제도 운영상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설명했다"며 사실상 '부동의' 의견을 냈음을 시사했다. 천 처장은 "위원회 구성상 위원들이 대법원장의eg 주식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수 없고, 대법원의 후보자 제시권도 폐지돼 있다"고 덧붙였다.
④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엔 "적극 찬성하나, 미확정 형사판결은 무죄추정 원칙이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을 줄 우려가 있어 입법정책적으로 공개 결정을 하더라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⑤여당이 드물게 대법원과 견해를 같이하는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에 대해선 "종래 검토 결과에 기초해 찬성 입장임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시각물=박종범 기자


천 처장은 사개특위에 대법원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것에 유감도 표명했다. 행정처는 사개특위에 낸 설명자료에서도 "사법권의 주체인 법원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개편은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한국의 대외적 사법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근래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시된 여러 주제들에 대해 행정처에선 국회의 요청에 신중하면서도 신속히 의견을 제시해오고 있다"면서 "사법부의 공식 참여 기회 없이 신속한 입법 추진이 되고 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하려는 노력을 해왔음에도 이례적 절차 진행이 계속되고 있는 비상한 상황"이라고 했다.
사개특위가 추석 전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잡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전국 법원장들을 소집해 의견 수렴에 나설 방침도 밝혔다. 천 처장은 "법원장님들이 법관들 의견을 널리 수렴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국민의 마음과 신뢰를 얻는 사법부로 거듭나는 게 결국 사법개혁의 최종 목표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법원이 이날 민주당의 사법 개혁 방향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여권과의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은 여당이 추진 중인 내란재판부 설치 움직임에 대해서도 "사법의 정치화를 초래하고, 헌법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