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안보리 회의 앞두고 자포리자 원전에 또 포격..IAEA "시찰 허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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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단일시설로는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이 또다시 러시아군의 포격을 당한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전 시찰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州) 행정부 관계자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과 핵 시설 주변 지역을 다시 공격했다”며 이날 하루에만 2차례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이날 원전을 향해 5차례 공격을 가했다고 반대 주장을 펼쳤다.

핵물질이 보관된 시설 주변에도 공격이 가해졌지만, 원전에 대한 통제가 유지됐고 부상자도 없었다고 에네르고아톰은 전했다.

이번 포격은 자포리자 원전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에 감행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포격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은 엄중한 시간이며, IAEA가 가능한 한 빨리 자포리자에 대한 (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끔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예비적 평가에 따르면 포격이나 기타 군사행동으로 인한 즉각적인 위협은 없는 상태라면서도 “이런 상황이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원전 주변에서의 군사 활동 중단을 촉구하며 자포리자 원전 단지 주변을 ‘비무장지대’로 설정해 관리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선 자포리자 원전 폭격의 책임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정면으로 대립하기도 했다.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은 “IAEA의 접근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핵 안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