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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제빵사들은 반죽을 더 오래 치대고, 직접 모양을 만들고, 현장에서 빵을 굽는다. 반죽을 발효하는 데만 몇 시간 걸린다.” (도미니크 앙락 프랑스 전국 제빵·제과협회 회장)
소금빵을 990원에 팔며 빵값 논쟁을 불러일으킨 경제 유튜버 슈카(전석재)를 비판하는 한국 자영업자의 말이 아니다. ‘빵의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나온 이야기다. 리들·알디 등 프랑스의 주요 대형마트들은 이달부터 바게트를 개당 29센트(약 470원)에 팔기 시작했다. 동네 빵집 평균 가격 1.09유로(약 1700원)의 3분의 1 1.등록금납부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생활비대출이 불가합니다. 수준이다.
도미니크 앙락 회장은 대형마트가 초저가에 바게트를 팔 수 있는 이유로 인건비 절감을 꼽았다. 그는 현지 언론 비에프엠티브이(BFM TV)와 한 인터뷰에서 “인건비는 우리 생산 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한국의 빵 물가의 절대 수준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두 나라 제빵업계가 지적하는 점은 같다. 높은 인건 저축은행 2금융 비와 원재료 부담이 빵값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식당을 운영하다 반년 전 빵집을 연 60대 김아무개씨는 같은 외식업이어도 제과점은 인건비 부담이 더욱 크다고 말한다. “정확한 양을 시간과 온도에 맞춰 발효시키고, 굽는 과정에서도 더욱 정교한 기술이 있어야 푸른소금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의뢰로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벌인 ‘제빵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에 대한 경쟁영향평가’를 보면 국내 빵 제조업체의 경우, 전체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28.7%였다. 같은 해 과자류·제분·제당·커피 및 코코아 등을 포함한 식품 제조업의 평균 인건비 비중(8.1%)의 산업은행시중은행 세 배가 넘었다. 종사자 수가 5∼9명인 베이커리 전문점 비중도 15.8%로, 치킨 전문점(4.3%), 커피 전문점(12.3%)보다 높았다. 그런데도 베이커리 전문점 영업이익률은 6.3%로 치킨 전문점(9.5%), 커피 전문점(7.2%)보다 낮았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의 밀 자급률은 1%대 하나은행중고차대출 에 불과하고, 국내에선 사탕수수·사탕무를 재배하지 않는다. 제분·제당업체가 수입한 밀과 원당을 국내에서 가공해 밀가루와 설탕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사실상 원재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어 국제 가격이나 유가·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런 산업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다.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이 마비되면서 밀 가격이 급등했다. 게다가 밀은 소 사료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원유 생산비도 덩달아 올랐다. 2023년엔 인도가 가뭄 등으로 원당 수출을 금지하는 등 세계 설탕 가격이 급격하게 뛰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급격하게 뛰었다.



지난 8월31일 서울 성동구에 마련된 경제유튜버 슈카의 이티에프(ETF) 베이커리 팝업 스토어 앞에 빵을 사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밀가루·설탕 등 빵의 주요 원료의 최근 시세가 안정되고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 8월 빵 물가지수는 138.61(2020년은 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세 배가 넘는다.
계란과 우유 가격이 특수한 방식으로 결정된다는 점도 빵값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계란 산지 가격은 실제 거래 가격이 아니라 생산자 단체가 고시하는 ‘희망 가격’ 방식으로 협상이 되고, 우유는 생산비 보전을 위해 생산비 상승분의 90∼110% 범위에서 원유 가격이 결정되는 연동제를 적용한다. 적정 가격 기준이 없다 보니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가격이 뛸 수 있다.
공정위 보고서는 빵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배경으로 시장 구조적 요인을 꼽기도 했다. 제당·제분업은 대규모 자본과 안정적인 수입망·판매망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으며, 실제로 제당 시장은 씨제이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세 회사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제당·제분업은 달리 기업 간 거래(B2B)가 대부분이어서, 원재료 시황과 계약 조건에 따라 공급 가격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제당업계는 정부의 요청에 지난해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설탕 공급가를 각각 4% 인하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