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기’처럼…완치자 혈액으로 코로나 치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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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영화 감기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페이지.
#, 영화 ‘감기(2013년)’에선 신종 인플루엔자(독감) 발병으로 국가가 혼란에 빠지자 자연 완치된 아이의 혈액을 탈취하려는 난투극이 일어난다. 영화에선 이 완치된 아이의 혈액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한다.

19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면서 지역 내 감염 확산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발원지 등 중국에선 ‘혈장 치료법’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됐다는 보도가 이어져 관심을 모은다.

혈장 치료법은 영화 '감기'에서 나왔던 것처럼 완치된 환자의 피에서 혈장(혈청)을 분리해 수혈하는 것이다. 혈장 안에 감염병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가 포함돼 있어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혈장 치료법은 대게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신종 감염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종종 시도돼 왔다.

의료계에서 아직 확실히 검증된 치료법은 아니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을 치료할 때 일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은 18일 오후 119구급대원들이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에 남은 환자를 타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2020.02.18. lmy@newsis.com
실제로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 당시, 서아프리카에서 의료활동을 펼치던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 자신도 감염이 됐는데 본인 치료를 위해 완치된 환자로부터 에볼라 항체가 포함된 피를 받아 수혈해 효과를 거뒀다는 기록이 있다.

2015년 메르스 때는 국내에서 완치자 2명의 혈장을 채취, 환자 2명에게 각각 투여하는 ‘혈장치료법’이 시도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 특별한 차도가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신종 코로나19로 큰 위기를 맞은 중국에서 ‘혈장 치료법’으로 효과를 누렸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 공공보건의학센터 공동책임자 루홍저우 교수는 “혈장 치료법이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며 혈장을 기증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선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우한시 장샤구제1병원에 입원 중인 중증 환자 9명, 다른 병원에 입원 중인 중증 환자 3명을 대상으로 혈장치료가 진행됐다”며 “코로나 19에서 완치된 우한 의료인원 20명으로부터 헌혈을 받아 혈장을 추출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항체가 포함된 혈장이 투입되고 12~24시간 이후 환자들의 증상은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도 “혈장 치료법은 광견병, 디프테리아에서도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며 이 같은 치료법에 긍정적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혈장치료법 사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의공학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제대로 된 검증 없이 (혈장치료법을) 시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대증요법을 통해 완치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현재는 방역과 함께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을 생활화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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