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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지난 여름 증시에서 폭염보다 뜨거운 맛을 봤다. 올 초 2만원대였던 카카오페이가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로 지목받아 6월 들어 9만원대로 급등하자 추격매수에 나선 뒤 손실을 봤다. 현재 주가는 5만원대다. 4년 전 기록한 20만원대가 눈앞에 아른거렸다고 A씨는 토로했다.
#. B씨는 올 하반기 들어 '스테이블코인'으로 기사 검색을 반복하고 있다. 주마다 수차례 발생하는 호재를 찾기 위해서다. 미국 하원의 지니어스(GENIUS)법 통과 이후 국내 증시가 프로젝트 파이낸싱 단발적 사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에 단타 매매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쏠쏠하다고 B씨는 설명했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을 울고 웃게 한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들의 운명은 추석 뒤 어떻게 갈릴까. 국내 발행·유통 법안 논의가 가속화하면서 등락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채무불이행 삭제 '가상자산(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위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중심으로 추진된 1단계 입법의 후속조치다.
업계 관심사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문이다. 당국도 이번 법안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체계를 포함시킬 것으로 사실상 예고한 상태다. 김성진 금융위 가상자산과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여당의원 한국은행 업무 주최 토론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근거를 마련하고, 국내 유통 중인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율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책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법안 관련 최대 쟁점으론 '발행인 자격'이 지목된다. 한국은행과 은행권에선 금융 안정을 이유로 스테이블코인 발행법인의 경영 주도권을 은행이 갖도록 '은행권 컨소시엄 모델' 명문화를 주장하고 등록금대출성적 , 핀테크·카드·증권 등 비은행권에선 은행의 보수적 경영관행이 사업 경쟁력을 발목잡을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양측 다툼에 대해선 법안심사의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의원안 대표발의자 가운데 민병덕 의원은 '기득권 타파', 안도걸 의원은 '혁신동력 확보'를 거론하며 각각 비은행권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같은 당 김병 아파트담보대출금리 기 원내대표는 지난달 취재진에게 '안정성이 우선'이라며 은행권 컨소시엄 모델이 이상적이란 입장을 밝혔다.
부끄러운 과거는 논의를 팽팽하게 한다. 여야 설득에 나선 은행권은 '머지포인트 사태'를 비롯한 비은행권 주도 금융사고 사례와 금산분리 원칙을 내세우고, 비은행권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도 주먹구구식 사업개발 탓에 실패작이 속출한 은행발 신사업과 비은행권 대비 저조한 은행권 앱·서비스 만족도를 반론거리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안 공개 이후 입법 논의는 국정감사를 마친 뒤 본격화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상태다. TF 위원장을 맡은 이정문 의원은 "정기국회와 연말 국회를 통해 법률 제정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야 지도부의 태도를 감안하면 순조로운 심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직접 가상자산 포럼을 주최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같은 당 권영세 의원 주최로 토론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