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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으로 불리는 미국 국방력을 상징하는 5대 방산업체가 ‘공공의 적’이 됐습니다.
출범 한 달도 남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2기가 수 백조원의 국민 혈세를 빨아들이는 이 5대 기업의 방산 과점 구조를 대대적으로 수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술의 방식은 당연한 답이지만 ‘경쟁의 확대’입니다.
그런데 경쟁 수준을 높일 ‘메기 역할’을 어느 기업이 수행할지가 흥미롭습니다.
같은 골리앗 등급이 아닌 실리콘밸리 출신의 신생 테크 기업들이 출전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덩치가 왜소한 만큼 골리앗을 무너뜨리기 위해 벤쳐캐피탈 이들에게는 비장의 돌팔매질이 필요합니다.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UFC 경기처럼 흥분이 고조되는 미국 방산 시장의 격변 조짐을 소개합니다.
● 선수1 : “너무 많이 해먹었나”···방산 시장 단물 챙겨온 ‘빅5’




F-35 스 카드모집인조회 텔스 전투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명한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보잉 등 방산의 5대 골리앗은 그간 미 정치권은 물론 해외 구매자들로부터 ‘땅 짚고 헤엄치듯’ 돈을 번다는 야유를 들었습니다.

이들에게 막대한 일감을 주는 미 국방부조차 지난 2022년 ‘방위산업 기지와 관련한 경쟁 상태’ 분석보고서에서 최근 4개 회계연도에서 이 mp3제공 들 빅5가 매년 국방부 조달 계약의 3분의 1을 쓸어갔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31%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34.6% △2021년 29.1% △2022년 30.3%등 마치 짜고 친 게임처럼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4 회계연도 기준으로 보면 첨단 미사일 조달 등 78개의 주요 무기 시스템 사업 저소득층 대출 중 74%에서 빅5 중 적어도 1개사 이상이 주계약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빅5는 국방부와 별개로 대외군사판매(FMS)와 직접상업판매(DCS)를 통해 외국 정부에도 무기를 공급합니다.
글로벌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TSMC가 장악한 것처럼 이들 5개 기업은 세계 방산 시장에서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자랑하고 있습 주택기금공사 니다.




● 선수2 : “혁신이 필요해”···AI·드론 기술로 헤쳐모이는 ‘똑똑한 다윗들’

전통의 5강 구도에 최근 균열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이 골리앗 기업들을 넘어뜨릴 다윗의 정체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단독 보도로 확인됐는데 인공지능(AI) 기반 방산업체인 팰런티어테크놀로지와 안두릴, 스페이스X, 오픈AI 등입니다. 이들은 내년 1월 10개사 안팎으로 ‘연합체’를 구성해 매년 미 국방부가 발주하는 수 백조원의 조달 시장에 뛰어들 계획입니다.
이들이 뭉치는 이유는 방산 시장에서 급격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의존하는 천문학적 가격의 F-35 스텔스 전투기보다 AI로 작동하는 작고 민첩한 드론 등 무인 무기가 작전 수행에 더 다재다능합니다.



F-35 전투기 vs 우크라이나 공군 드론



로봇 기반의 무기 체계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 5대 골리앗은 여전히 굼뜨고 혁신에 둔감합니다.

우주 관련 100년 기업 보잉(1916년 설립)은 이미 신생아인 스페이스X(2002년 설립)에 기술 추월을 당했습니다.
보잉이 스타라이너 등 자사 우주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지난 6월 스타라이너에 몸을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간 미국 우주인들이 기기 결함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잉 유인 우주캡슐 스타라이너(왼쪽)과 스페이스X의 드래건



이들을 복귀시키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이 스타라이너를 포기하고 스페이스X의 유인캡슐인 드래건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우주 개발 역사에서 절대강자였던 보잉의 ‘몰락’을 상징하는 사건입니다.

다윗들의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안두릴의 경우 2017년 설립된 방산 스타트업으로 AI 기반 감시 시스템 및 자율 드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이달 초 안두릴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율 드론 방어 시스템에 AI 기술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근 오픈AI가 비영리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하고 영리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이 뛰어난 방산 시장에서 AI 특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 심판 : 규제혁파·시장중심 외치는 ‘금융·테크 전문가’




경기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관장할 심판들을 소개할 차례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2기 국방부와 백악관 고위직 인선을 발표했는데 공통점은 바로 ‘관료가 아닌, 돈과 기술을 아는 시장 전문가’라는 점입니다. 국민 혈세를 허투루 쓰지 않고 미국의 국방력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는 특명이 주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티브 파인버그 국방부 차관 지명자는 7조원의 부를 축적한 서버러스 캐피탈 창립자이자 월가의 숨은 거물로 통합니다.
수 백조원의 방산 구매를 책임지는 국방부 획득·유지 담당 차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더피 역시 트럼프 1기에서 백악관 예산관리실(OMB) 근무 경험이 있는 금융통입니다.
에밀 마이클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 지명자는 혁신 스타트업에서 세계적 유니콘으로 성장한 우버 임원 출신입니다.
스리람 크리슈난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인공지능(AI) 수석 정책고문 지명자 역시 실리콘밸리 출신입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의 총괄 파트너를 역임한 그가 백악관에서 AI 정책 수석 고문으로 근무한다는 것 역시 방산 조달이 AI 중심으로 전면 개편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 판세 전망 : 로켓 모터 하나에 무너진 천조국 공급망, 재건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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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고체 로켓 모터 제품군. <이미지=노스럽 그러먼>



올해 미국 방위력에 가장 강력한 물음표를 던진 뉴스는 다름 아닌 ‘로켓 모터’였습니다. 정밀유도 미사일의 핵심 부품인 고체 로켓 모터 재고가 부족해 골리앗 업체들이 연달아 무기 제작에 차질을 빚었던 것이죠.

연초에 외신에서 ‘미국 국방력이 모터 하나에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혹시나 싶었는데 지난 7월 ‘레이시온이 고체 로켓 모터 제작사를 사냥 중’이라는 후속 기사가, 8월에는 ‘록히드마틴과 제너럴다이내믹스가 고체 로켓 모터를 함께 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기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지난 7월 3D 프린팅 기반의 고체 로켓 모터 개발 스타트업인 엑스보우시스템즈 투자 라운드에는 록히드마틴벤처스와 보잉벤처스가 경쟁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한 해 100조원이 넘는 방산 계약을 싹쓸이하면서도 5대 과점 기업들이 고체 로켓 모터 하나로 인해 동일한 병목의 함정에 빠진 것이죠.
5대 골리앗에서 작지만 스마트한 다윗 기업들로 국방 조달 시장의 문호를 넓히려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여태껏 입찰 실적이 없는 혁신 기업들이 새롭게 방산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로 컨소시엄을 맺어 5대 메이저와 규모의 경쟁을 하려는 최근 움직임에 더해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 조선업을 콕 찍어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방산 시장에서 미국의 새로운 ‘프렌드 쇼어링’(동맹·우방국으로 제조 공급망 확대) 파트너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메시지입니다.
자국 방산 시장의 과점 구조를 깨 미국 방위력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제조업 기반도 현대화하려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야심을 한국의 방산 기업들도 영리하게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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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