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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檢 항소 불법 판단…원심 불이익변경금지 위배
법조계 "파기환송심 1심 판결 넘길 수 없을 것"
"파기환송심, 재판 두 번만에 끝날 수도…"
"사실상 시장직 유지 확정으로 봐도 무방할 듯"

[CBS노컷뉴스 윤철원·이준석 기자]

은수미 성남시장(사진=이한형 기자)대법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은 시장이 시장직을 잃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9일 대법원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이 이날 원심이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것이 위법이라고 판단한 만큼 파기환송심 역시 1심 판결을 넘어선 형을 선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했다.

이날 재판부는 "원심에서 검사가 항소 이유로 단순히 '양형 부당'이라고만 적고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음에도 원심이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것은 위법"이라며 "검사의 항소 주장이 적법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원심이 벌금액을 높인 것은 피고인만 항소한 재판에서 불리한 선고를 하지 못하도록 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재판부가 검찰이 제출한 항소이유서를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피고인인 은 시장측만 항소를 한 것으로 보고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은 피고인들의 상소권 행사를 활발히 보장하기 위해 피고인만 상소한 경우에는 항소심이나 상고심에서 1심 판결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은 시장은 검찰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검찰측이 새롭게 죄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파기환송심 선고 역시 1심 판결인 벌금 90만 원을 넘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선출직 공무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은 시장이 시장직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지게 된 것이다.

검찰내 한 고위 관계자 "보통은 양형부당 이유를 간단히 적어서 제출한다"며 "파기환송심에서의 검찰 구형은 이전 구형(150만 원)을 넘지는 못할 것이며,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법원은 또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 사유는 판사의 직권 심판 대상에 해당하지도 않는 점도 파기환송 판결의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이 단순히 '양형부당'이라고 적은 항소이유를 근거로 판사가 직권으로 형량을 높이는 것이 법에 맞지 않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법원의 한 판사는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1심을 넘어선 형을 선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 이상의 형을 선고해도 피고인은 또다시 상고할 권리가 있다"며 "재판 도중 새로운 법리적 다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재판은 1차 공판과 결심, 선고까지 2번 안에 끝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과 기존 판례 종합하면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을 높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사실상 시장직유지 확정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성남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인 이모씨가 대표로 있는 코마트레이드측으로부터 93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불법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은 시장이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이 제공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은 시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행위가 "정치인의 책무 및 정치 활동과 관련한 공정성·청렴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버린 것"이라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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