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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을 속여 수천억 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코인)을 빼앗고 입출금을 갑자기 중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업체 하루인베스트 운영진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 양환승)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하루인베스트 공동대표 박모씨와 송모씨, 사업총괄대표 이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회사 자금 약 3억6,00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최고운영책임자 강모씨의 횡령 혐의는 인정됐다. 강씨에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120시간 명령이 함께 내려졌다.
앞서 피고인들은 하루인베스트를 운영장기펀드추천
하며 2021년 6월부터 약 2년간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업계 최고 수준의 고정수익을 지급하겠다'고 홍보한 뒤 2023년 6월 13일 예고없이 출금을 중단해 6,000여 명으로부터 8,805억 원 상당 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동대표 2명에겐 각 징역 20년, 이씨와 강씨에겐 징역 23년과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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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당시 하루인베스트에 수익 지급 및 사업 지속 가능성이 있었고, 입출금 중단 사태에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해 사기죄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본잠식의 원인과 정도를 고려할 때 자본잠식이 발생했던 사정만으로 지속 가능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하루인베스트는 일정 기간 동안 실제 수익을 창출한 점이 인정되고, 운영 복리상품
실체도 존재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입출금 중단의 원인은 2022년 1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이 결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과장된 홍보가 있었다고 해도 사기죄를 구성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봤다.
한편 총괄대표인 이씨는 지난해 8월 법정에서 하루인베스트 사태로 투자금을 잃은 50대 남성 A씨에게 흉SK브로드밴드 주식
기로 공격당하기도 했다. 당시 이씨는 목 부위를 다쳤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앞서 A씨는 살인 미수와 법정소동 혐의로 4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