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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연애> 로고. 디스플레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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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레즈비언 연애 예능’을 표방한 방송 프로그램 <너의연애> 출연진이 이른바 ‘벗방(옷을 벗으며 진행되는 성인 방송) BJ’ 활동 경력으로 비난받자, ‘온라인 괴롭힘’을 중단하라는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사자 동의 없이 사생활 등을 유포하고 ‘정체성이 의심된다’며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여성 혐오이자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이라며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국내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는 지난달 25일 <너의연애> 1~2회를 공개했는데 출연진 중 한 명인 김리원씨의 경력이 논란이 됐다. 김씨가 벗방 BJ 활동을 했으며 방송 촬영 전 남성과 연애한 적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진짜 레즈비언이 맞나” “벗방하고 레즈 신한카드 카드론 이자 (비언)인 척한다” 등의 비난이 시작됐다.
온라인상 공격이 거세지자 김씨는 지난달 29일 개인 SNS에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저는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다.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었던 마음에 여성과 남성을 모두 만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부적절한 방송을 했던 것, 촬영 전 남성을 만났던 것도 모두 변명의 여지 없이 사실 아파트신용대출 ”이라며 “현재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과거 방송 흔적이 정리됐다고 생각해 이제 레즈비언임을 인정하고 싶은 저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너의 연애> 제작사인 디스플레이컴퍼니는 지난 4일 “해당 출연자의 장면을 원칙적으로 최대한 삭제하는 방향으로 편집을 재조정 중”이라며 “논란이 된 출연자의 꿈에론저축은행 전면 삭제를 요청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인지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괴롭힘을 규탄하며 김씨에 연대하는 시민들은 SNS에서 성명을 받기 시작했다. ‘사이버 불링과 혐오에 맞서 <너의 연애> 출연진 리원님과 함께 합니다’라는 제목의 연대 성명에는 지난 1일 시작하자마자 50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노동의 경험은 누군가의 정체성이나 관계, 미래의 가능성을 제한하거나 낙인찍을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벗방을 했던 사람이 어떻게 진짜 레즈비언일 수 있느냐’라는 말은 더 많은 이들의 존재를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르고 침묵하게 만든다”고 했다.
X(구 트위터)에는 ‘#너의연애_리원과_함께하는_퀴어연대’란 해시태그를 단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김씨에 연대하는 시민들의 글 53편을 모은 웹 페이지 ‘너의 연애 리원과 함께하는 기록 연대’도 만들어졌다.
김주희 덕성여대 교수는 “(이번 사건은)‘정의’라는 이름으로 한 여성의 과거 영상이나 사진을 유출하는 온라인 성적 괴롭힘”이라며 “성인 방송을 하는 여성들에게 ‘음지에 계속 있으라’고 말하며 낙인을 찍는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여성혐오의 작동 방식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지난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이름 붙이는 여정은 복잡한 과정”이라며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일은 여성 성소수자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고 했다.



‘너의 연애 리원과 함께하는 기록 연대’의 취지를 설명한 이미지. X(구 트위터) 캡쳐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