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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선우 전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한다더니, ‘역차별갑질가족부’로 개편하나?”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심상치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여초’(여성 이용자가 많음)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강 전 후보자에 대해 ‘중립 기어’를 유지하던 이들이 조금씩 등을 돌리는 게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20~30대 여성, 그중에서도 민주당 당원인 여성 청년 4명의 이야기를 22~23일 들었다. 이들 다수는 강 전 후보자 온라인 릴게임 사이트
개인의 자질 문제보다 민주당의 ‘감싸기’ 태도와 ‘부적격한 여가부 장관 후보 지명’을 더 큰 문제로 인식했다. 23일 강 전 후보자는 사퇴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어떤 인물이 새 정부의 첫 여가부 장관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바람을 담고 있다.
이들은 새 정부 출범 뒤 수차례 나온 ‘역차별’ 발언을 우려했다. 권리당원 김지현(33)씨는 “여홈센타 주식
성·젠더 정책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더 심각한 부적격 사유인데, 다른 논란에 묻힌 게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강 후보자에 대한 과도한 악마화는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지난 14일 열린 강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영상을 찾아보니, 아이돌봄 사업 등 가족정책에 견줘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성별임금공시제 추진 등에 대한 답변이 ‘미적지근’한 점이 눈에 띄었손오공 릴게임
다고 했다.
또한 김씨는 “이 대통령이나 강 전 후보자가 (남성) ‘역차별’을 얘기한 게 충격”이라며 “여가부가 윤석열 정부 때 없어질 뻔하다가 부활하는 부처인 만큼 ‘래디컬’(급진)까진 아니어도 페미니즘 지향을 가진 장관이 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여가부 장관 후보로 누구를 지명하느냐가 성평등 정책의 방향에 대한 메시지인데, 이를 적극 알라딘오락실
추진할 인물이 아닌 “‘중간’으로 보이는 인사를 지명한 것 같다”는 평가다. 남궁민지(가명·34)씨도 “(여가부 장관은) 남성 역차별 같은 프레임에 끌려다니지 않고 왜 평등이 중요한지를 분명하고 공감 가는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동의강간죄, 차별금지법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반복되는 상황도 지적됐다. 문진바닥
가빈(20)씨는 “이 대통령이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한다고 했다”며 “차별금지법 등 의제에 유보적인 강 전 후보자 태도를 보면 ‘평등’과 ‘차별’이 공존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새로 지명될 여가부 장관이 ‘회피 전략’에 숨지 말고 성평등 의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희수(33)씨는 “(여가부가) 성평등가족부로 개편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돌봄과 권리, 정체성과 제도를 새롭게 바라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은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시도했다. 한겨레를 만난 청년들은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가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성평등 민주주의로 나아가야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자료


남성 당원들도 새 정부의 첫 여가부 장관 후보 지명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권리당원인 강경진(37)씨는 “지난 정부가 부처 폐지를 추진했기에 이번 정부에서는 여가부의 존재 이유 자체를 다시 국민에 설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정재훈(35)씨는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어머니로서의 모성을 강조했는데, 모성보호제도는 보건복지부 등 타 부처에서도 할 수 있는 영역이고 여가부는 구조적 성차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를 가장 우선해야 할 부처”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또한 “가족 전문가가 여가부 장관을 할 순 있지만, 여가부에서 신경써야 할 가족정책은 급속히 늘어난 1인가구나 한부모가구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는 방향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정책질의에 대한 (강 후보자) 답변도 유보적이어서 대체 왜 이분이 여가부 장관이어야 하는가가 의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여성단체들도 착잡한 분위기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3일 강 전 후보자 사퇴에 대한 입장문에서 “임명을 강행했다면 여가부의 퇴보가 불 보듯 뻔한 인사였음에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오늘 이 정부가 있기까지 민주주의와 성평등 실현을 외친 시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라”고 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4일 117개 단체 공동성명에서 “이 대통령은 성평등 정책의 방향과 비전을 제대로 세우고, 이를 실현할 자질과 역량은 물론 리더십을 갖춘 여가부 장관 인선으로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여가부 장관은 지난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이 김현숙 전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뒤 17개월째 공석이다. 남궁씨는 “여가부가 위축됐던 기간 동안 여성혐오 범죄는 더 빈번하게 일어났다”며 “새 정부는 과거보다 더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 내부에서 ‘응원봉’ 같은 상징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지만, 실제로 그 응원봉을 들었던 여성들과 소수자의 목소리는 왜 외면하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