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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포화 속의 아이들’로 2025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유영길상을 받은 영상기자 아멜 게타트피(왼쪽)와 아슈라프 마샤라위(오른쪽)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만약 미국과 세계 언론들이 제대로 보도를 했다면 가자전쟁은 2년을 끌기는커녕 2개월도 가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KBS)에서 한겨레와 만난 팔레스타인 영상저널리스트 아슈라프 마샤라위는 이렇게 말했다. 그와 아멜 게타트피는 한국영상기자협회와 5·18기념재단의 2025년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지난 3월 공개한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알자지라 다큐멘터리 ‘포화 속의 아이들’(Kids Under Fire)로 유영길상 초대 수상자가 됐다. 유영길상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시비에스(CBS) 소속으로 사건의 참상을 보도한 유영길 영상기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다큐멘터리 ‘포화 속의 아이들’에서 가자지구 아동 향한 조준사격 고발
손오공릴게임예시 ‘포화 속의 아이들’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아동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준 사격을 고발해 국제적인 화제가 됐다. 가자지구에 다녀온 미국인 의사 20명을 인터뷰하고 가자지구 병원 기록을 수집해,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아동 저격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가자지구 전역에서 의도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리아, 우크라이나, 릴짱 콩고 등 분쟁 지역 취재로 미국 에미상을 10차례 수상한 알제리계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인 아멜 게타트피는 총괄 디렉터를 맡았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가자시티 출신인 마샤라위는 2023년 가자전쟁 발발 당시 앙골라에서 취재하느라 가자전쟁 동안 가자지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튀르키예에 머물렀다.
대신 마샤라위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디어 회사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의 기자 8명에게 상세한 지시를 내려 가자지구 내 상황을 촬영했다. 기자들은 가자지구 내 기근과 물자 부족, 피격 위험 속에서 어려운 취재를 해야 했다. 가자전쟁 동안 회사 직원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영상기자 마샤라위 “이스라엘군, 언론인들 의도적 살해 우리 직원 4명도 무인기 등에 사망”
그는 자신의 직원 바다이야기꽁머니 들을 포함해 250여명의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이 사망한 것은 사고가 아닌 이스라엘군의 의도적인 살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모든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고, 휴대전화에 심어놓은 첨단 도청 프로그램과 24시간 가자지구 상공에 띄운 수백대의 무인기를 통해 모든 통화를 엿듣고 있다는 것이다. 아슈라프는 “가자지구 안에서 통화를 하면 내 목소리가 울리고, 내가 말한 내용이 시간이 지나서 다시 들리는 등 도청을 하는 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토대로 건물, 차량, 천막 안에 누가 있는지 알 수 있어, 무인기로 매우 정밀한 저격과 공습을 가할 수 있다는 게 아슈라프의 설명이다. 기자 한명도 자택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던 피난민을 취재한 영상을 전송하던 중에 무인기가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다큐멘터리 ‘포화 속의 아이들’로 2025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유영길상을 받은 영상기자 아멜 게타트피(왼쪽)와 아슈라프 마샤라위(오른쪽)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기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고발하는 보도가 나오면 해명하지 않거나, ‘하마스와 연관된 매체의 조작된 보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마샤라위는 “하마스 대원들은 밖으로 나오면 이스라엘의 저격 표적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취재하는 현장에 올 수가 없다”며 “하마스 대원은 인질 교환 행사 때나 볼 수 있을 뿐 일상에선 마주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팔레스타인 기자들의 보도가 거짓이라면, 왜 이스라엘은 국제 언론사들이 가자지구에 들어와서 자유롭게 취재해 그 사실을 밝히도록 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영상에선 미라(당시 4살)가 머리에 총격을 당해 총알이 뇌 속 깊이 박혔지만 기적처럼 생존했다. 영상 마지막엔 장애를 갖게 된 미라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자지구 밖으로 대피하길 희망한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여전히 미라의 출국 신청을 받아들여 주지 않고 있다고 기자들은 전했다.
영상에서 저격당한 어린이 환자들을 담당했던 미국 의사들은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중단 등을 요구한다. 게타트피는 “공화당 의원들은 거의 만나주지 않았고 대부분 민주당 소속인 90명가량의 의원들을 만났지만, 명확한 조처를 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열린 상영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평소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모두가 ‘아동을 저격 목표물로 삼은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 그나마 희망적이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포화 속의 아이들’로 2025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유영길상을 받은 영상기자 아슈라프 마샤라위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에 있는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수많은 분쟁 지역을 다니며 목격한 끊임 없는 참상에 좌절을 느낀 적은 없을까. 게타트피는 “저널리스트는 기사가 불러오는 영향이나 결과를 통제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고통과 경험이 어둠 속에 남겨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단만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며, 더 의미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제리계 미국인 기자 게타트피 “분쟁 지역 사람들의 고통과 경험 어둠 속에 남기지 않겠다고 결심”
마샤라위는 “리비아 문제를 보도한 영상은 유엔에서 해결책을 내놓는 계기가 됐고, 예멘에선 쫓겨난 사람들이 보도로 인해 돌아올 수 있게 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이 계엄 사태를 보도하며 민주주의를 지켰듯, 세계의 기자들도 도움이 되려 일하고 있으며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게타트피 기자는 현재 아프리카 지역에서 확대되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취재하는 중이다. 마샤라위 기자는 “가자전쟁 전에는 취재 역량의 절반은 국외 취재에 썼지만, 이제는 전부 가자전쟁 취재에 쏟아붓는 중”이라며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영상으로 제작할 아이템 목록이 20~30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