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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때2018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남북 단일팀 입장에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뒤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에서 중책을 맡아온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일 사망했다. 그는 남북 관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고 2018년엔 평창을 방문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장관 명의의 조의문을 발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우리 당과 국가의 강화 발전사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인 김영남 동지가 3일 12시 97세를 일황금성갈가리
기로 고귀한 생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부전이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대장암으로 병상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새벽 1시에 김영남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 김 위원장은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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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장은 북한 권부에서는 드물게 정치적 좌천을 겪지 않고 세습된 정권마다 중용된 인물로 꼽힌다. 김일성 집권 시기인 1959년부터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 외무성 부상,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제1부부장 등을 역임했다. 1983년부터 정무원 부총리 겸 외교부장을, 김정일 집권기인 1998년부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냈고,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간접투자
북한을 찾은 정상급 외빈을 영접하는 등 북한의 외교 활동을 이끌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평창을 찾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면담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북측 발표에 김영남 전 위원장의 방남 활동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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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가운데)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 등 북한 지도부가 김일성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례는 북한 국장(國葬)으로 치러진다. 국가장의위원회에는 김정은을 비롯해 박태성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주식배당금순위
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이름을 올렸다. 조문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뤄지며 5일 오전 9시 발인한다.
이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조의문을 내고 "김 전 상임위원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한 바 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05년 통일부 장관 재임 때 '6·15 통일 대축전' 행사에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해 김 전 상임위원장과 면담하고, 2018년에도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찾아 김 전 상임위원장과 만난 바 있다.
정부는 과거 북한 주요 인사가 사망하면 판문점 통신연락선을 통해 조전을 발송해왔다. 2005년 10월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사망 때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발송했고, 이듬해 8월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사망했을 때는 이종석 당시 통일부 장관 명의로, 2015년 12월 김양건 노동당 비서 사망 시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 명의로 각각 전통문을 보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부터 북한이 남북 소통을 전면 거부하고 있어 이번에는 언론을 통해 조의문을 발표했다.
한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전 상임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과 북한 주민들께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여건이 허락한다면 제가 조문 사절로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특사 파견을 자청했다. 이어 "북한도 (특사를) 받아들이고, 우리 정부에서도 박지원을 특사로 보내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측과 접촉해 6·15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 역할을 한 바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